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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교육/조직활성화 분야

[회의혁신] 햄버거와 팀장님

"아니면 아니라고 얘기해 줘"

 

 

 

한 달에 한 번 있는 점심 회식 날이었다. 그 날 따라 팀장이 막내 여직원에게 어디든 좋으니 먹고 싶은 데로 점심 회식 메뉴를 정해보라고 했다. 여직원은 회식 메뉴로 햄버거를 말했고, 팀장은 다른 팀원들을 둘러 보며 다들 동의하는지 의견을 구했다. 모두 좋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팀원들 전원이 ‘OK’하자 팀장도좋다고 불쑥 말해버렸다. 패스트푸드점에서 15분만에 회식을 끝내고 사무실로 돌아오면서 팀장은 과장에게 물었다. “자네는 햄버거로 회식하는 게 좋은가?“ 그러자 과장이 대답했다. “저는 별로입니다.” 그 말을 들은 여직원이 말했다. “저도 그냥 그래요. 근데 제가 그렇게 제안하고 나서 팀장님께서 재차 확인하셨을 때 모두 좋다고 하셨잖아요.” 팀장이 긴 한숨을 내쉬며 팀원들에게 말했다. “그래, 이건 회식이라고 하기엔 좀 아니지. 다음 번엔 자네들도 싫으면 싫다고 분명하게 얘기해줘.” 햄버거가 아닌 고깃집 회식을 원했던 팀장이 하소연하듯 내뱉은 말이었다.

 

서로의 의견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

 

 

집단에서 하는 잘못된 의사결정을 이야기할 때 집단 사고(Groupthink)’애빌린의 역설(Abilene paradox)’이라는 것이 있다. 집단 사고는 해당 집단의 응집력이 강하거나 외부의 위기로 인해 이견 없이 하나의 통일된 의견으로 모아지는 현상을 뜻한다. 애빌린의 역설은 한 가족의 일화에서 유래했다. 가족 중 하나가 무료함을 달래려고 “(무더운 여름 오후, 먼지가 풀풀 날리는 길을 85km 떨어진) 애빌린에 저녁 식사나 하러 갈까?”라는 제안을 했다. 반대하는 사람이 없어 모두 가게 되었는데 심지어 음식 맛은 운전해 온 길만큼 나빴다. 이처럼 어떤 의견에 속으로는 반대하면서도 모든 사람들이 찬성하기 때문에 그 의견대로 결정하는 현상을 애빌린의 역설이라고 한다. 1986년에 승무원 7명 전원이 사망하고 4,865억원의 손실을 낸 우주왕복선 챌린저호의 사고 원인이 결국 이 두 가지의 잘못된 의사결정인 집단사고와 애빌린의 역설에 있다고 한다. 어느 집단이든 소수가 제안하는 다른 의견을 존중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의사결정을 내릴 때, 집단 사고이든 애빌린의 역설이든 다음과 같은 말로 서로의 의견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아니면 아니라고 얘기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