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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교육/조직활성화 분야

회의 공간과 업무방식, 그리고 미래

2000년대 초반까지 우리들의 회의실은 아래와 같은 모습이었다.출처: 퍼시스 홈페이지출처: 퍼시스 홈페이지 회의실 분위기가 상당히 중압적이다. 이 자리에서는 말을 함부로 해서는 안 될 것 같다. 맨 상석에 앉은 사람은 최고의 권력자임에 틀림이 없고 나머지 사람들은 그 사람의 말을 경청하고 그 말을 받아적기 바빴을 것이 틀림없다.

 

중압감이 느껴지는 회의실

출처: 퍼시스 홈페이지

 

그러던 것이 2000년대 중반들어 의자가 가벼워지고 회의실 색깔이 다소 따뜻해지며 IT기기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위에 있는 시대보다는 덜 중압적이다. 여전히 테이블에 상석이 있으며 그 상석은 모든 사람을 바라보기에 가장 좋은 자리다. 그 자리의 상석에 앉는다는 것은 책임과 권한이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분위기가 한층 밝아진 회의실

출처: 퍼스시 홈페이지

 

이어 요즘 2019년 현재는 아래와 같이 따뜻한 분위기의 소규모의 회의실과 사방에 모두 판서가 가능한 회의실 형태로 바뀌고 있다. 더 진전이 있다면 아예 카페처럼 회의실을 바꿔버렸다. 그곳에는 좌장도 없고 아랫사람도 없다.

 

게임소프트 개발기업 ‘네오플’ 회의실

 

출처: 퍼시스 홈페이지

 

대부분의 회사들이 가장 신경쓰는 부분 중의 하나가 회의실의 확보다. 그래서 빌딩의 한 개 층을 아예 회의실로 바꾸는 경우도 많다. 이유는 간단하다. 회의실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리고 그 회의실은 대형화 회의실 보다는 소규모의 회의실이나 간단하게 차 한잔 마시면서 얘기할 수 있는 공간이면 충분하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이랜드 신촌사옥 1층

 

 

출처: 한겨레신문 기사

20여년 전만해도 회의실은 그야말로 사장님실 앞에 있는 큰 회의실 밖에 없었다. 그리고 회의는 부장님 옆에 서서 얘기를 듣거나, 간이 의자를 끌고와서 잠깐 회의하는 것이 다였다. 과거에는 필요없었던 회의실이나 얘기할 수 있는 공간이 요즘은 왜 이렇게 많이 필요해졌을까?

 

일의 방식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리더가 의사결정을 내리면 팔로워들은 그저 따라서 하면 되었던 시대에는 지시적 리더십이 필요했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다. 지금 세상은 리더도 잘 모르고, 팔로워도 잘 모른다. 그러기 때문에 최선의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상호간의 격식없는 대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대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또 다른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는 점이다. 하나는 리더와 팔로워가 서로 같이 일하지 않는 구조로 업무 방식이 변경되고 있다는 것이다. 해외나 지방 등에서 프로젝트성으로 일하는 사람들은 사장은 물론 본부장이나 팀장이 팀원의 얼굴을 한 달에 한 번 보기도 어렵다. 또한 굳이 비싼 공간을 확보하여 자리를 마련해 주기보다는 재택근무를 실시하는 회사들도 있다. 그런 업무의 경우에는 회의실에서 하는 회의를 하지 않는다. 단체로 하는 카톡이나 단체 전화로 회의를 하는 경우가 많아지기 시작했다. 즉 디바이스 회의가 시작되고 있는 현실이다. 이는 또 다른 회의 문화와 예절, 의사결정 방식을 예고하고 있다. 20여년만에 회의실 풍경이 이렇게 바뀌었는데, 앞으로 어떤 변화가 더 있을 것인지 궁금하다.

 

내가 신입사원으로 입사했을 때 사장님이 하시던 말씀이 생각난다.

“나는 대학에서 배운 걸로 여태까지 다 써먹었는데, 너희 때는 직장에 들어와서도 하루도 쉬지 않고 배워야 하니 좀 힘들겠다.”